ipTIME AX2004M

예전에는 입타임이라고도 불렀던 ipTIME의 나름 최신 라인업이자 최신 공유기인 AX2004M을 샀다. 무려 3개나. 

왜 샸냐 하면, 우선 엄청난 TMI를 일단 풀어놔야 한다.

나의 부모님께서는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신다. 그리고 그 음식점은 1층에 있으며, 음식점 건물은 부모님 건물이고, 부모님은 그 건물의 2층과 3층에 사신다. 우리집은 원래 음식점을 하지 않았다. 2층과 3층에서 살았었고, 당연히 아주 오래전에 가입해둔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인터넷은 2층 작은 방 서제로 들어오고, 여기에 원래 컴퓨터가 있었다. 당연히 음식점을 시작한 이후 일단 TV를 들여놔야 했었고, 후에는 카드 단말기도 인터넷이 필요했다. 어느날 도둑맞은 이후에는 CCTV DVR도 넣어야 했다. 그래서 오래전에 쓰던 공유기와 허브, 회사에서 자산폐기처리하는 네트워크 장비를 정상적인 절차로 얻어와 조합해서 2층에서 1층과 3층으로 랜선 한 가닥을 보내서 쓰고, 또 각 층에 공유기를 또 달아놓았다. 그렇게 기존에 쓰던 공유기와 허브들이 너무 난잡하고, 집안에 네트워크 구조도 복잡하고, 오래된 장비들 때문에 간혹 멈춰버리는 등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긴 했지만 굳이 업그레이드를 할 필요는 없어 보였고 어찌저찌 잘 굴러가기도 했었고, 무엇보다 귀찮았다… 단순히 귀찮은게 아니라 은근히 까다로운 경비 시스템이랑 직접 방송영역 ip를 받아야만 제대로 작동하는 KT IPTV때문에 이를 어찌저찌 해 놓은게 그 모양 이었다.  

TMI는 여기까지 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너무나 꼬일떄로 꼬여버린 네트워크와 오래된 장비로 인한 잦은 멈춤 때문에 불편함이 있어 본격적으로 적당히 잘 작동하는 네트워크 망을 위해 구매하였다.

사실 나는 EFM 장비들을 안좋아한다. 뭐 먹통이 되니, 성능이 안좋니… 이런 사실상 가격이 용서하는 단점때문이 아니라 진짜 이유는… 애초에 회사에서 UTM 장비같은 아이들을 많이 봐서 성이 차지 않는다.

그래서 적당히 좋은 장비를 또 회사 불용장비로 폐기처리되는 걸 가져올 요량으로 대기 타고 있었지만, 회사 정책도 바뀌었고 무엇보다 내가 부모님과 거리가 먼 곳에서 사니까 아무래도 적당히 잘 되는 녀석이 좋았다. 그리고 그런 제품은 결국 ipTIME 뿐이더라.

그래서 이 제품을 고른 이유는 다른 거 없다. 일단 현시점 기준 최신 프로토콜을 다 지원하면서도 가격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것, 이게 바로 ipTIME의 매력이라고 생각 한다.

저런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일만 하면서 아무 소리 안해야 하는 녀석일수록 현 시점에 가장 최신 기술의 최신 기능과 준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 젤 오래 쓴다는 것을 20대가 끝나가는 나이가 되니 알겠더라. 물론 저건 가격대가 꽤 비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략 8만원.

어차피 제품 까면 버려질 박스이긴 하지만, 나름 요즘 기조에 맞춰서 이쁘게 만드는 것은 사실 원가에 크게 영향도 안 미치면서도 은근히 좋은것. 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 같다. 물론 제품을 까면 버려진다.

여튼 제품명과 대표적인 스팩을 적은 공간이 양쪽으로 있고 뒷면에는 상세한 제품 스팩이 적혀있다. 어차피 우리는 인터넷으로 제품을 구매하면서 이미 스팩표를 다 통달할 것이기 때문에 제품이 제대로 왔는지만 체크하면 된다.

그리고 어차피 가정용으로 쓸 아이는 CPU가 듀얼코어니 뭐니, 안테나가 몇개니 몇 데시벨이니 다 필요 없다. 집에서 체굴 돌리거나 웹하드 큰손이 아닌 한. 안테나 출력도 결국 국내 발매 제품은 법적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다 거기서 거기다. 그리고 그걸 신경 써야 할 때 쯤에는 그냥 전문 L3 장비와 AP를 구축하고 셋팅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구성품은 본체, 설명서 및 보증서, CAT 5E 케이블, 전원 어뎁터가 전부다. 내부 포장도 나름 친환경적으로 되어 있다. 아주 얫날 기억에도 저런 골판지 제질의 포장을 해줬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만큼 우리는 환경에도 신경써요~ 라고 티내고 싶은거겠지.

물론, 저 코팅된 설명서 뭉치가 이미 환경 말아먹는, 재활용도 제대로 안되는 걸 보면 그냥 티내고만 싶었나 보다. 애초에 저 설명서들 인터넷으로도 다 받을 수 있고, 한번 보면 의미 없는 거니 이제 그만 넣어줘도 되지 않을까 싶다. 다행히 이제는 드라이버 담긴 미니 CD 를 주지 않으니 한층 진보했다고 생각한다. 이왕 한김에 더 뺴자.

ipTIME 사용자라면 치를 떠는 게 있다. 어뎁터 사망으로 인한 고장. 이번에도 지온컴 어뎁터가 들어가 있다. 참고로 ipTIME중에서 뭐 어떤 제품은 어뎁터 좋은거 들어간다 어떤건 안좋은거 들어간다… 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일단 내가 알기로는 그냥 간이 NAS 달려 있으면 지온컴 12V 2A짜리 어뎁터, 아니면 지온컴 9V 2A짜리 어뎁터, 아주 엔트리 급이나 얘전부터 팔아왔던 라인업은 5V 2A 짜리 다른 회사꺼. 이렇게 들어간다. 그래서 굳이 신경쓰인다면 간이 NAS 기능 들어간 제품으로 사면 어뎁터가 빠방하다는걸 기억하고 있으면 좋다. (물론 저 어뎁터도 사망 사례가 꽤 나온다.)

랜선은 그냥 흔히 보는 ipTIME 번들이다. 끝.

보통 누워 있는 다른 공유기와 다르게 이 아이는 서 있다. 나름 요즘 ipTIME에서 상위라인업에 미는 형태라고 한다. 나름 쿨링 어쩌구 하지만, 내가 설치할 곳은 DVR도 있고 구형 NAS도 있고, 어뎁터도 한 10개 있고(CCTV어뎁터등등…) 경보 시스템 콘솔장비까지 있는 장식장 안에 넣어두기 떄문에 의미 없다. 그저 잘 버텨주기만 바라고 있다가 영 안되겠으면 장식장 바깥으로 빼야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정용 공유기 같은 아이가 저렇게 존재감을 뿜뿜 하는건 뭔가 잘못됬다고 생각한다. 자고로 서포트 하는 팀이나 물건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묵묵히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써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거히 동일한 스팩에 매인 AP만 다른 일반적인 눞어있는 공유기도 있긴 했지만. 칩셋 때문에 이 아이를 어쩔 수 없이 골랐다. (칩셋 얘기 하기에는 귀찮으니 그냥 이게 더 좋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여튼 제품에는 안테나 4개, WAN 1개, LAN 4개, USB 1개 가 있다. 나는 위에서 내려다 볼 때 정사각형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 약간 긴 직사각형이고, 뒷쪽 안테나는 약간 밖으로 튀어나오는 형태다. 

일단 내가 먼저 받아 최소한의 작동 여부만 확인하고, 다음날에 부모님 댁에 내려가려고 생각했었어서, 다 전원을 넣어보았다. 다행히 다 정상적으로 작동을 했다. 

설치 사진은 없다. 대신에 이지메시 대시보드를 캡쳐해본다.

부모님 댁에는 2층 FTTH모뎀에서 나오는 선을 꼽고, 그 아래에 1층과 3층으로 나가는 선을 꼽고, 1층과 3층에 또 설치하고. 그리고 난 다음 이지메시로 연결하였다. 보통 무선 환경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고로 네트워크는 유선이 베이스다. 그래서 모두 유선으로 설치. 그리고, KT IPTV는 그냥 브로드케스트 패킷만 전송하도록 해서 라이브 방송만 보게 하고 바로 연결했다. 그외 장비들도 모두 꼽고, 셋팅이 필요한 장비들은 셋팅한 후 잘 작동하는걸 확인했다. 

이지메시는 최근에 업데이트 되어서 나름 네트워크 토폴로지와 연결 장비 확인, 현재 전송속도, 최대 대여폭 측정등이 가능했다. 그리고 그걸 기록도 할 수 있어서 나름 고급 장비에 있는 트래픽 분석, 로그기능을 흉내 정도는 냈더라. 가정용으로는 넘치는 기능이다.

근데 은근 성능 잘 안나오더라. 기가비트로 연결되어 있으니 최소한 800Mbps정도는 나올 줄 알았는데 외부에 노출된 랜선 때문인지 잘 나와도 400Mbps정도… 같은 장비 끼리 연결했는데 이런거면 뭔가 선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뭐 네트워크 자체는 잘 셋팅되었다.

그리고 그래도 나름 새 기기여서 그런지 지금까지 끊긴다는 부모님의 민원이 없었다. 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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