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어랜드 프로컷 ML841 (ProCut ML841), 본격적인 북스캔을 위한 작두형 단기

대학교를 다닐때 수업을 듣기 위해 사 놓은 많은 전공책, 그리고 교양수업 책, 기타등등 수업 자료들이 대학교 졸업 이후 직장생활 하면서 한번도 펼쳐보지 않고 책장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

취미생활겸 개인 데이터 보관등을 위해 NAS를 구축하고, 그에 맞춰 UPS, 외부 스토리지 연결을 위한 독 등을 얹혀 놓으니 책장의 공간이 부족함을 느꼈고, 이왕 NAS를 구축했으니 전자파일화 해서 보관하고 물리적으로 버리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으로 판단했다.

NAS의 공간은 아주 넉넉했다. 적어도 내가 가진 자료를 모두 전자화 하더라도 충분히 담을 수 있고 외부에서도 쉽게 접속 가능하도록 환경을 맞춰 놓은 상태라 전공책이 차지하는 공간을 NAS와 UPS등에 내주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북스캔을 위한 도구는 제대로 된게 없었는데 굳이 북스캔을 위해 수수료를 줘가며 하기는 돈이 아까웠으니 있는 장비를 가지고 천천히 해보는걸로 가닥을 잡았다. 일단 책을 스캔할 ADF(자동용지공급장치)가 있는 복합기는 있고, 여이치 않다면 회사의 대형 복합기를 사용해도 되었다. 문제는 책을 분해해야하는데 이게 만만치가 않았다.

한 10 몇권 까지는 직접 책을 뜯었다. 그러면서 페이지가 손상되는거야 당연하고, 스캐너에도 상당히 무리를 많이 줬었다. 내 손도 날카로운 종이에 베이고 지문이 닳고, 먼지도 많이 생기고, 속도도 느렸다.

그런 모습을 집사람이 보고, 단기를 사주었다.

산 물건은 작두형 대용량 재단기로 카피어랜드라는 브랜드의 ProCut, 프로컷 ML841 모델로써 원고 최대 A3까지, 최대 400매 까지 재단이 가능한 본격적인 재단기다. 동일 라인업에 A4 크기까지 재단이 가능한 제품은 ML832라고 있으니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카피어랜드 프로컷 ML841 작두형 재단기는 A3 대응이 가능한 본격적인 사무용 제품이기 때문에 일단 덩치가 엄청 크고, 작두형이기 때문에 무개도 엄청 무겁다. 그러니까 가정에서 쓸만한 물건은 아니다.

제품 구성품은, 제품 본체와 재단 손잡이, 그리고 설명서 정도가 전부이다. 작두질을 위한 재단 손잡이는 제품 포장과 보관에 용이하게 하기 위해 분리가 가능하게 되어 있다. 그외 칼날이라던지, 안전 덮개등등 분리가 가능한 부속들이라도 별도로 분리해서 포장되어 있지 않고 제품이 이미 결합되어 있다. 즉 포장을 해체하면 바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리고 원래 고무발이라던지, 잡아주는 부속이 하나 더 있었던 것으로 제품 정보상에 적혀 있었는데, 그게 안보인다. 내 사용 목적상으로는 사소한 문제였기 때문에 패스.

사실 개인 북스캔을 위해서 작두형 재단기를 고려할때 현대 오피스 제품들을 주로 찾는데, 내가 산 카피어랜드 제품은 현대 오피스 작두형 재단기의 구조나 형태, 심지어 마감이나 포장, 색상까지 모두 동일한 제품이다. 즉, 이 제품의 원판이 어디꺼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대 오피스나 카피어랜드는 그 제품을 수입해서 이름만 붙혀 판매하는 물건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면 가격이 저렴한 물건을 사는게 합리적인 소비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현대 오피스 제품에 비해 약간 저렴한 편이기도 하고, 제품 특성상 초기불량을 제외하면 사후지원을 받을 필요성이 현저하게 낮은 사무용 기기이기도 하고, 의외로 카피어랜드는 스마트스토어도 운영하는 등 나름 적극적으로 운영중이여서, 카피어랜드 제품을 샀다.

제품에는 모델명과, 제조(수입판매)사 이름이 인쇄되어 있고, 재단 테이블에는 가로 세로로 길이와 모눈이 그려져 있고 각종 용지 규격에 맞는 가이드까지 되어 있다.

제품의 무게는 대략 20KG쯤 되는데, 제품 전반적으로 주철이 쓰여 있어 엄청난 무게감을 자랑하고 있다. 재단 테이블도 넓으면서도 묵직함을 자랑하는데, 특히 재단 칼날이 있는 부분의 무게가 상당하다. 크기 비교를 위해서 우측 하단 아이패드 프로 4세대 11인치 모델을 놓았는데, 그럼에도 크기 가늠이 안될 정도로 넓고 큰 편. 사실 가정, 홈 오피스 수준에서 북스캔을 하겠다고 한다면 일반적인 전공서적이나 책들 크기를 가늠한다면 A4 크기 정도로도 충분히 커버 가능하니 A4모델, ML832 제품을 구매하는것을 추천한다. 크기도 일반 가정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이 되며, 무개도 그만큼 가벼워져서 보관 및 사용에도 용이할 것이다.

원고를 셋팅할때 자리를 잡아주는 페이퍼 가이드이다. 저 가이드를 먼저 셋팅한 다음 원고를 그 사이에 집어넣으면 그 크기에 맞게 자를 수 있다. 다만 북스캔시에는 최대한 원고를 덜 잘라내야 좋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는 않았다.

페이퍼 가이드 위의 고정 돌림쇠로 꽉 조을 경우, 고정력은 꽤 준수한데, 약간의 유격이 존재해서 수직이 잘 안맞는 경우가 간혹 있다. 뭐 이정도는 용납가능하지만, 재단기 전체가 두꺼운 철판으로 되어 있으니 만약 수평이 안 맞는 곳에 보관을 하는 등, 변형이 올 경우에는 고정이 불가능하거나, 잘못 고정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보인다.

재단이 가능한 최대 매수가 400매 수준인 본격적인 재단기라서 재단 칼날을 보호하는 곳도 꽤 두껍고 높이 솟아 있다. 한번에 많은 양을 재단 가능하다보니 재단시 흔들리는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 안에도 원고를 고정할 수 있도록 잡아주는 역활을 하는 구조가 있다. 고정레버를 돌리면 이 구조가 칼날이 내려오는 위치 바로 옆에서 꽉 잡아주는 역활을 한다. 고정레버는 보관시 간섭되지 않도록 최초에는 반대로 채결되어 있어 이를 원 방향으로 맞춰줘야 한다.

재단을 위해서는 별도로 포장되어 있던 저 봉, 재단 손잡이를, 재단기에 맞춰서 끼워주면 된다. 어렵지는 않지만, 결합된다기 보다는 그냥 적당히 홈에 넣어주는 식이고, 재단기와 봉이 연결되는 부분에 별다른 결쇠도 없어서 쉽게 빠진다. 재단 손잡이의 길이는 충분히 긴편으로, 덕분에 아무리 질기고 두꺼우며 매수가 많은 상황에서도 아주 적은 힘으로 쉽게 재단이 가능한 건 아주 좋다.

재단 칼날이 완전히 위로 올라와 있을 경우에는, 안전 장치가 작동하고 재단을 위해서는 안전핀을 잡고 있어야 칼날을 내릴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두 손을 모두 칼날 위치에서 빼도록 고안한 점은 마음에 들지만, 재단 칼날이 완전히 위로 올라가 있지만 않다면 이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으며, 하필이면 이 제품이 대용량을 재단하도록 되어 있어 일반적인 수준에서는 칼날을 위로 다 올리지 않더라도 용지를 넣고 재단을 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재단 칼날 자체는 생각보다 날카롭지는 않지만, 충분히 손가락 정도는 썰어낼 수 있어 보이기 때문에 절대 주의를 해야 한다. 원고의 중간 쯤을 재단 가능하도록 받침대를 펼치고 원고를 밖으로 밀어낼 수 도 있는데 이로 인해 원고를 넣는 반대쪽 방향이 다 뚫려 있어 힘을 준다고 재단 칼날이 있는 부분에 손을 얹을 경우 손가락을 우연찮게 넣을 수 도 있을 것 같다. 최대한 그 부분을 가리기 위해서 플라스틱 재질의 안전보호 커버가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칼날과 조금 멀어지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그래도 주의가 필요할 것 같고. 이 안전보호 커버는 제거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더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많은 얘기를 적은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재단 성능은 본격적인 재단기 답게 아주 우수하다. 종이 재질이 어떻든 어느정도 두깨든 간에 일단 재단 손잡이를 내리면 많은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서걱~’ 하는 느낌과 함께 재단이 가능하다. 용지를 고정해주는 부분들은 신뢰성 있게 꽉 잡아주다보니 책이 두꺼워 평행사변형 혹은 마름모꼴로 될 수 있는 현상또한 최대한 막아준다.

최대 매수가 400매지만, 정확히는 용지 두깨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내구성에 문제가 될 수 도 있으니 만약 본격적인 재단을 할 경우 제품의 사용 설명서와 주의사항들을 잘 읽어보는게 중요할 것 같다. 나의 경우 가지고 있는 책을 모두 재단한다는 명목 하에 ‘야매’ 의 수준으로 작업하고 있고, 현재까지 약 30~40권 정도(페이지수가 500인 경우는 기본이고, 간혹 1000페이지인 것들도 있었다.) 재단했는데, 재단 능력 자체는 아주 만족스럽지만 간혹 바닥에 깔린 마지막 한두장의 윗부분(재단기 기준 윗쪽)이 안 썰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내 기준에서는 큰 문제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보관 상태가 불량하다던가, 제품 사용 방법이 잘못되었다던가, 용지 질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것 뿐만 아니라도 사무용으로 본격적으로, 자주 쓸 경우 칼날 교채등의 간단한 유지보수는 해주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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