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달 전에 집을 샀습니다.
지금 집을 파는건 옛날처럼 도장 들고가서 하나하나 다 찍었는데요. 갈 집을 사는건 부동산측에서 ‘전자계약 하실래요?’ 해서 ‘그게 뭔데요?’… 하고 그렇게 전자계약으로 진행했습니다. 근데 소장님이 잘 안될 수 있으니 도장을 준비해주세요… 라고 해서, 얼마나 잘 안되길래 도장을 준비하라는걸까.. 싶었는데요.
썰을 풀면…..
1) 일단 로그인시 별도로 정부 24 이런 계정을 사용하는게 아니라 무조건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휴대폰 또는 인증서로 본인인증을 요구하는데, 여기서부터가 찐빠가 납니다. 도대체 뭘 어떻게 만들었는건지 휴대폰 본인인증을 들어가서 pass 앱 인증을 하면, 인증을 위한 정보를 다 넣고 다음을 누르면, 인증창이 튕기고 로그인 창으로 돌아갑니다. 그와중에 한 10번 시도하면 한번씩은 정상적으로 넘어가거나, 아니면 문자 인증은 저정도는 아니지만 한 2~3번 다시 시도하면 넘어가는데.. 여기서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
2) 나한테 넘어온 계약서가… 새로고침을 해도 안나왔습니다. 한 10분동안 계속 새로 인증을 받고(위의 과정… 그러니까 인증 과정만 한 50번 한듯) 들어가보고를 반복하다보니 드디어 떠서,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
3) 계약서에 서명을 하려면 또 본인인증을 받아야 합니다.(아니 앞에서 한거 아님???) 여기서는 이제 휴대폰으로 할지 아이핀으로 할지(???)를 선택하는데, 당연히 아이핀은 안 쓰고 있으니 휴대폰으로 합니다. 근데,,, 1에서 이상하다고 했죠? 여기서 더 이상한 현상이 생깁니다. PASS 앱 인증은 거히 똑같은 현상 나오고요. 문자 인증도, 인증 받으면 튕깁니다.
4) 3의 과정을 거히 20번 한거 같습니다. 1에서 그래도 문자 인증은 덜 튕겼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문자 인증 받아도 계속 튕겼습니다. 그 와중에 아이핀도 가입하고, 인증받고 다 해봤는데, 아이핀을 재가입 하고 인증받고, 2차번호 받고 하는 과정에서도 랜덤한 타이밍에 튕기기도 하고, 억지로 겨우 다 해봤지만 결국 휴대폰 본인인증과 똑같은 현상으로 튕깁니다. 까다롭기는 아이핀이 더 까다롭기도 해서 딱 두번 시도해보고 말았고요. 앱 강제 종료도 해보고, 앱 캐시 삭제도 한번 해봤고.. 별의 별 짓을 다 해봤지만 현상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5) 저만 그러면 모르겠는데, 매도인도 마찬가지로 이 과정에서 계속 튕기는걸 봤구요. 매도인은 아이폰이었는데, 저랑 비슷하게 튕긴걸 보면 로컬 환경의 문제라기 보다는 서버측 시스템 안정성이 의심되기는 하네요. 물론 아이폰이 그와중에 더 빨리 해결되었고. 저는 10분을 더 인증과 싸움하다가. 뭔가 반응이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그 타이밍에 빠르게 인증 과정을 거치니 드디어 계약서 싸인하는 화면에 접근되었습니다.
6)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계약서 싸인하는 화면에서 싸인을 하고 다음을 눌렀는데, 또 튕깁니다…. ;;; 근데 일단 그 화면 까지 들어가봐서 캐시가 남았던지, 아니면 문제가 잠시 해결됬는지는 몰라도 이 이후로는 그래도 튕김 없이 정상적으로 처리가 되었긴 했습니다.
7) [여기서 끝이 아니다!] 소장님들도 똑같이 두 세번 튕기긴 했지만, 소장님들은 그래도 뭔가 익숙하신건지, 아니면 앞에 저와 매도인이 삽질하는 중에 문제가 일부 해결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여튼 정상적으로 빠르게 끝내셨습니다.
8) [여기서 끝이 아니다!] 뭐 그 뒤에 계약금 이체하는데, 뭔가 그날은 저한테 좀 억까가 있던 날이었는지… ARS 인증 전화도 잘 안오고.. 결국 이체는 집에 가서 했네요.
결과적으로 매도할때 종이에 도장 찍어서 계약 한건 30분 만에 협의할 사항 모두 정리하고 설명 다 하고, 도장 찍고, 잡담하면서 완료했는데, 매수 할때는 1시간이 걸렸습니다. 매수도 잡담이나 설명등이 없었던건 아닌데… 그냥 순수 계약서 날인하는 시간만 10배 걸린듯…
9)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오늘 잠시 계약서를 보고 이것저것 정리할 일이 있어서 컴퓨터 앞에 앉으면서 앱을 다시 들어가봤는데, 1의 상황이 재발해서… 지금 엄청난 빡침을 경험하는 중입니다. 결국 그냥 별도로 인쇄해준 계약서를 직접 보고 있습니다.
전자계약하면 금리 이득이 있는것 그거 하나 때문에 참아서 했지… 금리 이득 없는 주담대를 고려하고 있었다면 그냥 도장 찍읍시다 라고 얘기할 뻔 했네요. 여튼, 부동산 전자계약 앱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한번 글 써봤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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